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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Book

돈끼호떼 ; 미겔 데 세르반떼스(Miguel de Cervantes) 지음, 민용태 옮김, 창비(창작과비평) 출판


원제는 [기발한 시골 양반 라 만차의 돈 끼호떼] 다. 이 것이 1부이고,

2부는 [기발한 기사 라 만차의 돈 끼호떼]이다.

책 뒷 표지에는 이렇께 쓰여있다.

불후의 걸작, 불멸의 인간형..
인간의 본질을 가장 완전하게 보여주는 서구 최초의 근대소설 출간 400주년 기념 전권 완역..

서구최초의 근대소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인간의 본질을 보여준다는 것 또한 나에게 식견을 넓혀줄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게 했다.

대학교 4학년 과정을 마친 겨울방학.. 12월 20일 즈음에 이 책을 빌리고야 말았다.
서울대에서 추천하는 서구문학이었기때문에, 어떤 책을 고를지 신중해야했다.

돈키호테로 잘 알려져있고, 우스꽝스러운 당나귀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라는 어렴풋한 이미지만 떠올랐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 있는 도서관에서 돈키호테를 뒤져본 결과.. 가장 표지가 두껍고, 그럴듯한 책 한권이 들어왔다.

민용태 옮김이었다. 민용태 이 사람은 돈끼호떼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구한 분이다. 한국외대 교수를 역임하고, 고려대 서문과 교수를 하고 있는 민용태 교수가 쓴 책이라면 믿음이 갔다.

하지만 난 책의 두께와 깨알 같은 글씨에 기가 죽었다.
천천히 읽고, 얉고 짧은 내 집중력으로 어느 세월에 다 읽는 단 말인가?

최근에 읽은 고전문학중에서 나를 웃게 만든 책은 거의 손을 꼽을 정도로 흔치 않다.
전부다 진지하고, 심각할 뿐이었다.
어두운 내 마음 속을 해부할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나를 웃게 만들었다.
끼하다인지 께사다인지 정확하지 않은 영감은 기사소설에 미쳐서,
어느 순간 기사를 자칭한다. 4~50대의 가정부와 20살이 안된 여자 조카를 집에 두고,
집에 있는 우스꽝스러운 낡디 낡은 갑옷과 투구를 쓰고 고향을 떠난다.

어느 기사소설이 그렇듯 그럴듯한 이름과
어울리는 말과 사모하는 여인의 이름또한 다 지었다.

이름하여 돈끼호떼.. 말의 이름은 로신안떼!
그리고 사모하는 공주는 이웃동네 소문으로만 들려오는 농부의 딸인
'알돈사 로렌소'를 '엘 또보소의 둘시네아'라고 부르며, 위급할때마다 사모하는 마음을 담아 찬양한다.

이게 웃기는 점인데, 둘시네아는 정작 돈끼호떼를 모르고,
그런 가상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환상적인 여자를 열렬히 사모하는 것이다.
그것도 50대 노인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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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기사의 사명을 안고, 기사가 용에게 잡힌 공주를 구해내듯..
둘시네아를 위해..
그리고 위험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돈끼호떼는 마을을 벗어난다.

처음으로 도착한 객줏집을 성이라고 우기며.. 객줏집 주인에게 성주라고 하면서 기사작위를 내려달라고 한다.
기사 작위가 있어야만 자신은 기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객줏집 주인이 볼 때는 미친 노인네가 우스꽝스러운 갑옷을 입고, 칼을 들고 있으니.. 하라는 데로 했다.

돈 끼호떼는 진지하게 늘 자신을 기사라고하고..
말 솜씨또한 빼어나며.. 머리또한 명석하고 .. 멍청할정도로 용기가 있다.

그래서 방랑기사라고 하면서 미친 짓만 하지 않으면 정말 똑똑한 학자 또는 박사라고 해도 믿을 지경이었지만..
문제는 미친 짓이 모두 그르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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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줏집에서 나오는 길에 매를 맞고 있는 하인 소년을 구해준 돈 끼호떼..
돈 끼호떼 때문에 화가난 소년의 주인은 소년을 내 쫒는다.
책 중반 쯔음에 그 소년이 돈끼호떼를 쫒아와서,
자신을 구해준 것을 탓하는데.. 여기서 돈끼호떼가 화내는 장면이 일품이다. 엄청나게 웃기다.

정의 어쩌고 구해줬는데 욕을 먹는 장면이 우스꽝스럽고.. 그에 반응하는 황당해하는 상황도 웃기게 표현한다.
세르반떼스는 정말 글을 웃기고도, 인간의 본질적인 심리를 일상생활처럼 말하게끔 표현한다.
논리정연하지는 않지만. 이치에 맞고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흔히 말할 법하고 생각할 법한 어투로 글을 표현하는 것이다.

가끔 글 속에 인물들이 내 친구인것 같기도할정도의 착각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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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 소년을 구했다는 자부심에 당당하게 가던 돈 끼호떼에 앞을 장사꾼 일행이 지나간다.
그것을 보고 돈끼호떼는 '둘시네아를 존경한다'라는 식의 언약이나 맹세를 읊으라고 하지만,
장사꾼 일행은 미친놈이라면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그럴 수 없다면서 돈끼호떼를 호되게 팬다.

얻어 맞는 돈끼호떼는 우스꽝스럽다. '아이구 나 죽네' 라면서 둘시네아를 외치는데..
저녁 즈음에 그 길을 지나던 돈 끼호떼 동네 주민이 구해준다.

웃긴건.. 돈끼호떼는 그 주민을 미쳐버려서 못알아보지만. 그 주민은 '께사다 영감님.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라면서
구해준것이다.

이것이 돈끼호떼의 1번째 귀환이다.

이미 돈끼호떼의 집은 난리가 났다.
인근의 똑똑한 신부는 돈끼호떼의 실성의 원인인 책을 일부만 남기고 불태운다.

돈끼호떼는 얻어맞은 몸에서 깨어나자마자.. 기사작위를 받았겠다. 마을 돌면서 하인을 찾는다.
여기서 찾은 것이 '산초 빤사'이다.

산초 빤사는 당나귀를 타고 돈끼호떼를 따른다.
이 어리숙하고 순진한 산초는 돈끼호떼가 섬에있는 큰 영주자리를 준다는 조건으로 따라다니는 것이다.

가끔은 산초가 멍청한 건지 영리한건지 분간이 안가는데..
돈끼호떼 때문에 얻어맞고 나면 돈끼호떼가 이런다.
'산초 이 사람아. 이건 다 마법사의 짓이라네' 라면 그걸 또 믿는 것이다.
하지만 산 중에서 돈끼호떼의 둘시네아를 향한 편지를 전한것처럼 거짓말을 꾸밀 때면 영리하기 그지 없었고..

성을 받는다는 조건을 향한 집념은 대단하나.. 성을 받는 다는 조건을 믿는 것이 멍청한 것이다.

가끔 돈끼호떼한테 엄청나게 얻어맞기도 하는데.. 진짜 책을 읽다가 폭소를 유발한다.
이런 장면은 가끔씩 책 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도 웃음을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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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정에서.. 산초가 말리거늘.. 돈끼호떼는 풍차를 거인이라면서 돌격하다가 혼쭐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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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길을 가던중 비스까야 청년과 싸우게 되는데.. 그것도 돈끼호떼가 길을 가던 승려같은 신을 모시며 길을 가는 무리로 돌진했기때문이었고, 귀족 여인을 감싸던 비스까야 청년에게 덤빈 것이 원인이었다.

그것이 돈끼호떼에게는 여인을 위협하는 청년으로 보인 것이었다.
엄청난 싸움 끝에 돈끼호떼의 행운으로 승리를 하고, 산초는 설렌다.

길을 가면서, 돈끼호떼는 어떤 약을 먹으면 하루만에 나을 수 있다며 산초에게 자랑을 한다.
산초는 그 약만있으면 성따위는 필요없다며 약만드는 법을 가르쳐달라고한다.

대단한 사실은 그런 불로불사의 약을 만드는 점에대해 진지하고도 심사숙고하게 답하는 돈끼호떼의 엄숙함과 말 솜씨이고, 그걸 믿는 산초의 멍청함과 순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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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도 안되는 개소리를 하면서 일행을 배고파 하던 중에 목동들을 만나 배를 채우게 된다.
그 목동들은 돈끼호떼가 말도 안되는 방랑기사니 어쩌니 하는 헛소리를 들으면서
염소고기와 우유와 같은 맛있고 신선한 음식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이 소식을 갖고 온다.
젊고 잘생긴 목동 그리소스또모는 마음씨 곱고 행실 좋기로 이름난 마르셀라를 사랑하고 마는데..

마르셀라는 어김없이 퇴짜를 놓는 것이다.
마르셀라는 절세미녀로 행동 또한 너무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 끝없는 구애에 거절만 돌아오자..
그리소스또모는 원망하며 죽는 것이다.

'여자는 자기를 좋아하는 남자는 싫어하고, 자기를 미워하는 남자를 따르는 법이지' 라는 말도 나온다.
그리소스또모의 장례 중에 마르셀라가 등장하여
긴 연설을 하는데.. 그 말은 논리정연하고. 완벽할 정도로 개념있는 말들이다.

정말 헉소리가 날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과연 14~5살의 소녀가 할 말인가 싶기도하다.
"모두 그리소스또모가 나 때문에, 나의 죄로 고민하다 죽었다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지요. 여기 내 말을 듣고 계시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인데, 사리가 분명한 분들이라 어떻게 되어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는 말씀 드리지 않아도 곧 진실을 아시게 되리라 믿습니다.
그대들이 말하듯이, 하늘이 나를 아름답게 낳아주셨고, 나를 사랑하게 해달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내 아름다움을 사랑할 마음이 생기게 했지요. 그래서 그대들이 내게 사랑하는 마음을 표시하거나 진정으로 좋아하면 나도 그대들을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말씀들 하시는데, 하느님이 내게 주신 지혜를 짜서 말씀드리자면,
내가 알기로는 아름다운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많기 마련이라는 겁니다.
한편 사랑을 당하는 쪽에서 보면, 내가 아름다워서 사랑하는 사람을 같이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이 우연히 아름답지 못할 수도 있고, 아름답지 못한 것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요. 그래서 그런 사람이, ' 난 네가 아름다워서 사랑해, 난 비록 추하게 생겼지만 내가 널 사랑하니까 나를 사랑해주어야 해' 한다면 잘못된 생각이지요.
하지만, 둘 다 모두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할지라도 꼭 마음이 같이 통한다는 법도 없지요.
사람들이 다 아름답다고 여겨도 꼭 사랑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예쁜 여자라고 모든 이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고 마음을 들뜨게 한다면,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혼란스럽고 종잡을 수 없이 방황하겠지요. 어디에다 마음을 두어야할 몰라서 말이에요. 왜냐하면 예쁜 사람들은 끝없이 많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도 끝없이 많을 수 밖에 없으니 말이에요.
그래서 제가 들은 바로는, 진정한 사랑이란 둘이 아니며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야기를 바꾸어서, 만약 하늘이 나를 예쁜 여자가 아니라 추한 여자로 태어나게 했는데,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내가 그대들에게 불평을 한다면 과연 내 태도가 옳은지요? 더군다나, 더 생각하셔야 할 것은 내가 내 마음대로 선택해서 예쁘게 태어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러이러한 모습으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내가 청하지도 않았는데 하늘의 은혜로 이 모양 이 모습으로 만들어진 겁니다. ...
정숙한 여인에게 아름다움은 날카로운 칼이나 멀리 있는 불꽃 같아서, 가까이 가지 않는 사람에게는 상처를 주거나 불에 데게 하는 일이 없습니다. 여자의 덕과 정절은 영혼의 화환입니다. 화환 없이는 육체가 비록 아름답자 하여도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법이지요.
그러하온대, 여자에게 정절이라는 것이 몸과 마음을 감싸고 아름답게 하는 큰 자질이라 한다면, 그 아름다움 때문에 사랑받게 된 여자가 어찌하여 그 정절을 잃어야만 합니까?
자기 맘대로 자기가 좋아서 갖은 성의와 노력과 억지를 다해서 정절을 빼앗으려고 하는 그 뜻을 꼭 받아들여야 하는 겁니까? 저는 자유롭게 태어났고, 자유롭게 살고자 이 산과 들의 고독을 선택했습니다. ...
그 사람은 짝사랑인 줄 알면서 사랑을 했고,
싫어하는 모습도 보지 않았으면서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 사람의 고민이 정말로 내 죄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 나와보세요!
사랑에 실패한 사람은 아파하는게 당연하고, 약속한 희망을 저버린 사람이 있으면 절망하지요.
... 저를 무정한 여자라고 하신다면, 그냥 사랑하지 말아주세요. 배은망덕한 여자라고 하신다면, 은혜를 주지 마세요.
말처럼 잔인한 여자라고 생각하면 저를 따라다니지 마시고요. 그래야 이 독한 여자, 맹수 같은 여자, 무정한 여자, 잔인한 여자, 배은망덕한 여자를 절대로 더이상 찾지도, 따라다니지도, 사랑하지도 않게 될 테니까요.
그리소스또모를 죽인 것이 불타오르는 욕정과 성급함이었다면, 어찌하여 저의 정숙한 행동과 조심성만을 죄라고 하시는지요. 이 나무들을 벗 삼아 순결을 지키고 있는 저에게 남자들과의 관계에서 정결할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왜 그 정결을 빼앗으려 하나요? ..."

정말 치명적인 말솜씨이며, 생각과 개념이었다.
너무 길지만 충분히 기록하고 싶은 말이었다. 타이핑하는데 무지 오래 걸렸다.. ㅠㅠ

이 말은 나에게 의미있는 말이며, 많은 남자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말이다.
자칫잘못하면 나도 그리소스또모처럼 성급함이나 오해때문에 정신적인 타락에 빠질 수 있는 것을..
그런 오해에서 절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말이기 때문이다.

돈끼호떼는 산초 빤사와 마르셀라를 쫒아가지만 찾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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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에서 쉬고 있던 돈끼호떼와 산초빤사와 그의 말 로신안떼와 당나귀..
로신안떼는 근처에 쉬던 주인있던 말에게 짝짓기를 시도하다가, 발굽을 당하고,
그로인해 근처에 있던 말 주인일행에게 개 털린다.

그 것을 본 돈끼호떼가 달려들었다가 엄청나게 뚜드려맞는다..
엄청 웃긴다 이 장면..20여명의 양구에스들이라고 되있다.

그 상황에서도 만병통치약 '페오 블라스'를 돈끼호떼에게 만들어달라고하는 산초빤사는 진지함이 묻어나..
그것또한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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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하던중 근처 객줏집을 발견한 돈끼호떼와 산초는 그 곳에서 머문다.
그 집 하녀가 돈끼호떼가 머물던 헛간의 남자와 눈이 맞아서 새벽에 들어오는데,
돈끼호떼가 공주 또는 귀족 여인이 자신을 유혹하는 줄 알고 말도안되는 헛소리로 정중히 둘시네아 어쩌고 돌리고 돌리는 거절하던 와중에 하녀를 꼬신 남자에게 얻어터지고,

밤중에 하녀가 그런 싼 짓을 하는 것을 못참는 객줏집 주인이와서 때리기를 반복한다.
돈끼호떼는 기절할정도로 맞았다. 정말 웃긴다.

말도 안되는 쓰레기같은 잡다한걸로 만든 페오블라스를 먹은 돈끼호떼는 눈물 콧물.. 구멍이라는 구멍에서 모든 액체를 토해낸다. 우연인지 운인지.. 몸이 한결 나아졌다면서 신나하는 돈끼호떼를 보며.
산초가 그 페오블라스를 자신도 먹고 힘을 회복한다고 한 것이다.

그걸 따라마셨다가, 완전 죽을 고비를 넘기는 산초빤사를 불쌍해 웃기다못해 불쌍했다.

어쨌든 미친 방랑기사 타령을 하던 돈끼호떼는 돈도 안내고 튀는 바람에 남겨진 산초빤사는 모포 위에서 하늘로 뛰어넘기를 반복하는 수모를 겪는다. 그 집에 머물던 사람들이 한 몫한것이었다.

돈끼호떼는 마법이라고 하지만, 산초는 정말 곤욕이 따로 없었다. 얻어맞고, 토하고, 놀림받기까지.. 웃긴다 정말.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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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계속 가는 돈끼호떼 일행.. 먼지 속에 양떼를 보고 돈끼호떼는 거인일족이라고 하면서 돌진한다.
산초빤사는 양떼라고 주인을 충고하지만, 돈끼호떼는 마법에 걸린 거인이 양으로 둔갑한거라고 한다.
정말 또라이 같았다. 네 마리 정도의 양과 염소를 창으로 찔러 죽인 돈끼호떼를 보고,
양치기들은 돌팔매질을 해서, 돈끼호떼의 강냉이를 어금니정도만 빼고 다 부러뜨린다.
불쌍한 돈끼호떼ㅋㅋㅋ 왜웃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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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던 돈끼호떼는 인근 이발사에게 양동이를 빼았아서. 그것을 말브리노 투구라면서 쓰고 다닌다.
세숫대야를 쓰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진짜 웃긴다. 얼굴은 개진지하다. ㅋㅋ 진짜 웃겼다. 산초도 웃음을 참는다 ㅋㅋㅋ
이 양동이 맘브리노 투구는 뒤에 갈수록 웃긴다.

지나가던 범죄자를 이송하던 관리들을 내 쫒고, 범죄자들을 구출하지만, 범죄자들에게 돈과 옷을 다 빼앗긴다.

그리고 물레방앗간 소리를 밤새 괴물의 울음이라 여기고 경계하기도 한다.
무조건 돌진하려는 돈끼호떼의 용기에.. 산초는 여지껏 당한 아픈 기억의 비상신호를 어기지 못하고
돈끼호떼에게 양이야기를 해준다. 양 300마리를 강건너는 이야기인데, 양 몇마리를 건넜냐고 돈끼호테한테 물어봤는데. "지금까지 몇 마리를 건네주었남요?" 산초가 물었다. "빌어먹을, 내가 그걸 어떻게 아나?" 완전 개폭소였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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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른 곳은 어떤 산이다. '시에르라 모레나' 산중이다.
이 곳에서의 이야기는 정말 나를 몰입하게 했다. 이 이야기를 읽은 영국의 세익스피어가 글을 쓴 것도 있다고 한다.
가슴 절절하고 감명깊은 이야기이다.

사랑때문에 미쳐버린 까르데니오의 이야기이다.

'시에르라 모레나' 산중에 도달한 돈끼호떼 일행.. 거기서 목동에게 음식을 얻어먹던 중에 돈끼호떼는 벌거벗은 남자에게 싸우다가 얻어맞는다. 갑자기 정신이 돌은 까르데니오가 방랑기사를 모욕했기때문이었다.

산초는 그 길로 명령에 따라 둘시네아에게 돈끼호떼의 말을 전하러가다가,
께사다 영감을 찾아나선 돈끼호떼 마을의 신부와 이발사와 만나,
돈끼호떼를 마을로 돌려보낼 궁리를 짜낸 것이다.

도로떼아와 미꼬미꼬나 왕국이 이야기로써 꼬이는 것인데, 진짜 웃긴다. 미꼬미꼬나 왕국이 뭐야 ㅋㅋ
정말 믿는 돈끼호떼.. ㅋㅋ

까르데니오는 루스신다를 사랑했는데,
그의 귀족이자 부자 친구 돈 페르난도가 음모를 꾸며, 긴 시간동안 기다려온 여인을 가로챈 것이다.
그 과정을 직접 글로 읽으면 가슴이 절절하다.

결혼식때 루스신다가, 내 사랑은 까르데니오뿐이라고 하지만, 결혼식하는 장면에서 까르데니오는 정신나간채 도망온것이었고, 미친세월을 보낸다.
알고보니, 루스신다는 은장도와 함께 돈페르난도를 거부하는 글을 가슴팍에 숨긴채로 기절했고,
그에따라 돈페르난도는 그녀를 죽이려고 했으나, 못죽이고 따라다니는 것이었다.
결국 바로 전에 갔던 객줏집에서 돈끼호떼, 산초, 이발사, 신부, 까르데니오, 돈 페르난도에게 결혼사기당한 도로떼아..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돈 페르난도와 루스신다..
그래서 결국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인 도로떼아는 까르데니오처럼 산을 방황하다가 결국 객줏집에서 돈 페르난도에게 다시 돌아가고, 까르데니오와 루스신다또한 사랑의 애뜻한 재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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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중 등장하는 인물.. 중동의 인물인 아주 절세미녀인 소라이다와 에스빠냐 군인 출신 포로의 러브스토리이다.
부잣집에서 삼남중 장남으로 태어난 포로는 에쓰빠냐 장교에서 포로생활중에
기독교를 동경하는 중동의 소라이다의 구원으로 구출된다.

소라이다는 알라 신을 떠나 에쓰빠냐에서 세례를 받는 것이 꿈이었기에 아버지를 버리고 에쓰빠냐에 당도한 것이다.
이 러브스토리도 구구절절하다. 상세하다. 이 포로의 이야기는 실제 포로생활을 했던 세르반떼스의 이야기가 녹아있다고, 옮긴이가 많은 해설을 첨부해놓았다. 정말 잔인한 포로생활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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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판관이 들이닥치는데, 판관은 알고보니, 포로의 막내 동생이었고, 이로써 소라이다와 포로의 경제적 위치는 보상받게 된다.  이게 우연중에 우연인데. 이런 우연이 반가울 수 가 없다. 정말 재밌고, 나도 반가웠고 그만큼 이야기가 애뜻했고 잘되기를 바랐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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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의 딸을 사랑하여 따라온 귀족집 아들 노새 소년은 프로포즈를 하게되었고,
돈끼호떼는 닭장에 갇혀 마을로 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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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을 호위하는 성스러운 형제단과 가면을 쓴 이발사와 신부..

중간에 산초가 꾀를 내어 주인인 돈끼호떼에게 이발사와 신부가 가면 쓴거라고 말하지만,
돈끼호떼는 그렇게 보는 것자체가 마법이라고 했다.

그런 돈끼호떼를 결국 설득하는 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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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던중에 법사를 만나게 되는데, 그 법사는 글다운 글을 포기하며..
돈끼호떼에게 미치광이 방랑기사짓을 하기에는 영감님의 재능과 두뇌가 아깝다고 존중하며 조심스럽게 조언한다.

돈끼호떼는 웬일로 방랑기사를 부정하는데도 때리지 않고 존중으로 대한다.

돈끼호떼에게 몇번이고 감탄하는 법사..
돈끼호떼가 정말 똑똑한 사람인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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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도착하기전 레안드라 라는 15세 소녀를 사랑한 염소치기 소년은
알록달록한 군인 무늬를 한 군인출신이라고하는 남자를 저주한다.
 그가 레안드라를 속여 모든 돈을 빼았고, 순결을 의심하게 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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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렇게 만신창이로 다시 귀가한 돈끼호떼.
집에 두 여자는 걱정을 한다.

산초는 아내에게 성을 얻을 것을 장담한다.. 그렇게 1권이 끝난다.





여기까지 읽기까지 무려 20여일이 걸렸다. 토할 것 같았지만, 막상 읽으니 의미심장하다.
무엇보다 돈끼호떼의 글을 읽어보면
살아있는 사람보다 사려깊고, 살아숨쉰다.

돈끼호떼는 실존하는 부정부패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 정의를 지키기위해 자기만의 정의를 구현하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로 멋있다.

그걸 우리는 소설상의 돈끼호떼가 멍청해 보이듯이 보는 것은 아닌가 싶다.
나도 돈끼호떼처럼 좀더 자유롭고, 용기있게 살면 안될까하는 삶의 식견을 얻어간다.

그리고, 여성관에대해서.. 그리고 삶에대해서.. 그리고 여러 인물들에대해서 새로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 문체와 마음을 쓰는 길을 한번 엿보았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큰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스페인을 둘러본것 같아 기쁘다.
이제 진정 돈끼호떼 동상을 보면, 한동안 벅찰 듯한 감동이 몰려올 듯하다.
 
무엇보다 민용태 교수님이 옮긴 글이라 기쁘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분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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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름답게 태어난 것은 내 자유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내 아름다움 때문에 마음대로 나를 사랑하는 것은 내 자유가 아닙니다.

나에게 정절을 강요하면서, 어찌 내 마음데로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을 받아들여 내 정절을 잃기를 강요하십니까. 그것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여자는 본래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싫어하고,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을 좋아하기 마련이지.

 

나리, 지는 원래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남들하고 먹으면 마음 껏 먹지 못해서 답답하구먼요. 그냥 아무 음식이라도 지 편하게 뜯고 신경 안 쓰고 먹는게 좋구먼유

 

착하고 어리숙한 산초와 용감하지만 미친 돈끼호떼가 하는 여행.

! 정말 3일남짓 읽었는데 그 끝이 안보인다!

하지만 웃긴다. 방금 전에는 돈끼호테가 뒤집어 쓴 금색 왕관이라 굳게 믿는 세숫대야에서 빵터졌다. 세르반테스는 천재인 듯하다.

지난 번에는 기사라고 달래들다가, 짐꾼들에게 털리는 것이 웃기더니,

풍차에 달래든 것도 웃겼다.

내가 평소 생각하는 우리네들의 삶과 500년전의 스페인에서의 삶은 다르지 않나보다.

 

더 읽고 더 멋진 이야기를 쓰겠다.

 

사랑에 상처입은 젊은 사람들의 마음또한 유형이 정해져있으니 완전 큰 위로가 된다.

 

창작과 비평사의 민용태 교수가 번역한 [기발한 시골양반 라만차의 돈끼호떼]는 순전히 오리지널 버전을 충실하게 번역했다는 것이 감동스럽다. 소설 중간 중간에 번역을 하여 원본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한 민용태 교수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불멸의 작가 세르반테스는 서두에서 밝혔던 자신이 했던 이야기를 까먹고서, 이야기를 엉뚱하게 하거나(당나귀를 잃어버린 산초가 당나귀를 갑자기 탄다거나, 까르데니오와 돈 페르난도는 이미 알아봤는데도 까르데니오가 들키지 않으려고 숨어있다던가) 제목 등을 엉뚱하게 착각하는 경우까지 소설 곳 곳에 주서를 달아서 혼란스럽지 않게 해주었다.

 

소설 진행 방식은 하나의 작가가 다른 소설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그 소설의 파편들을 읽어서 엮음으로써 소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돈끼호떼를 쓴 하나의 작가의 책을 어떤 사람이 발견했고, 그 사람이 소설을 쓴 것이다.

근데 그 사람은 세르반테스를 대신하는 어떤 대역이고, 세르반테스가 결국 쓴 이소설은 민용태 교수가 번역한 것이다.

 

이 소설은 돈끼호떼가 엉뚱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1권에서 중반즈음에 가면 돈끼호떼가 마법의 황금투구라고 생각하는 황동세숫대야를 쓰고서는 죄인 소송하는 나랏일 하는 사람들을 내 쫏고 죄인을 동정하여 모두 풀어줬다가 엄청나게 얻어맞고서는 산초의 설득으로 깊은 산 속에 숨던중 미치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