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s/Movie

건축학개론; 2012 이용주 감독

 

 

이제훈, 수지, 엄태웅, 한가인 주연

 

이 영화가 재밌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난 한참 후에야 이 영화를 보고 말았다.
일단 아이돌 출신의 수지가 나온다는 것에 대해 약간의 반감을 갖고 있었다.
룸메이트 환석이가 재밌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극 중의 이제훈은 중학교 때의 내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화를 본 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에는 남아있다.
난 한 여자애를 짝사랑했고, 그 아이는 수지처럼 내게 늘 다정하고 친근했다.
지금까지 내 가슴 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정도이니,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는 말이 아니더라도 나에게는 해당된다.

그런 첫사랑의 아우라, 느낌을 갖은 여자는 흔치 않은데,

그게 수지라서 이 영화에 아이돌임에도 나온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를 보고 나니 수지가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ㅎㅎ

 

이제훈은 남자인 내가 보아도 잘생기고 귀여운 편이다.
영화에서보면 어리숙하고 바보같다. 하는 짓이 지난 무렵..

그리고 지금도 조금 남아있는 나의 생각방식을 그대로 연기한다.
어떻게 저렇게 연기할 수 있는지 놀랄 정도이다. 원래 그런 사람인가 하는 착각이 들정도였으니까.

 

이제훈은 멀리서 선배가 술을 먹이고 수지를 데리고 수지집으로 데리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냥 울면서.. 하염없이 울면서 택시를 잡는다.

택시를 잡는 모습도 병신같다.

 

만약에 그 자리에서 선배에게 무언가 조치를 취했다면,

이 영화는 모순이됐을 수 있다.

그렇게 울면서 납득이한테 간 이제훈은 위로를 받지만. 극 중 이제훈이 그랬듯이 나또한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위로뿐이다.

 

싱숭이와 생숭이.. 그런 용어들 또한 공부할 때 남자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하는 여자들을 표현한 적절한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애뜻한 짝사랑을 했던 모든 남자들은 이 영화에 공감할 것이다.

이제훈은 잘생겨서 이 영화를 살릴 수 있었다. 그래서 다행이다. 아름답게 보일 수 있었다. ㅋㅋ

 

이상한 빈 집에 수지와 함께 간 이제훈..

그 빈집이 이제훈의 마음인듯 하다. 그래서 들어가려는 수지를 보고 이제훈이 막 당황하고 부끄러워한다.

 

이제훈이 브랜드인줄 알았던 옷만 선호하려고 한것도 웃기고,

짭이라는 사실을 알고 화냈던 것.

그리고 그 옷을 시간이 지난 성장한 엄태웅이 찾아간 엄마집에서 엄마가 입고 있던 것 또한 내 가슴을 흐느끼게 했다. 괜히 엄마한테 화내는 그런 어리석은 아들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부끄럽고 슬펐다.

 

내가 가장 공감 갔던 장면..

그건 수지가 선배와 방으로 사라지고 난 후,

 

처음으로 만난 이제훈과 수지 씬이다.

 

수지가 다정하게 무언가를 말하려고하자, 이제훈이 말한다.

"이제.. 그만 꺼져줄래?'

 

그 표정.. 그 목소리 톤..

 

아마도 이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없을 것 같다.

 

 

짝사랑을 신명나게 해 본, 난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깨알같은 공감대를 내게 선물해주었다.

큰 위로를 받았다.

짝사랑만 부끄럽게 주구장창했던 내 모습을, 이 영화는 동감해주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