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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마음의 양식

호밀밭의 파수꾼; J.D. Salinger



(발췌)

거기 도착했을 때 시간이 좀 남아서, 
나는 로비의 시계 옆에 있는
가죽 의자에 앉아서 여자들을 쳐다보았다.

벌써 많은 학교가 방학을 해서, 백만명이나 되는 계집애들이 주위에 앉거나 서서 데이트 상대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리를 꼬고 앉은 계집애들과 다리를 꼬지 않고 앉은 계집애들, 다리가 죽여주는  계집애들과 다리가 너저분한 계집애들, 멋쟁이처럼 보이는 계집애들과 사실 알고 보면 되먹지  않을 그런 계집애들. 

그건 정말  좋은 구경거리였어, 내 말이 무슨 뚯인지 안다면 말야. 


어떤 의미에서는  좀 우울한 일이기도 했다,
왜냐하면,대체 저 애들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으니까 말이다. 그들이  학교나 대학을 나왔을 때 말이다. 

아마 대부분은 멍청한 자식들하고 결혼할 것이다. 자기들 차는 1갤론으로 몇 마일이나 갈 수 있다는 그런 애기만 하는  자식들. 
골프나, 아니면 탁구같은 멍청한 시합에서 지기라도 하면
화를 내는  유치한 자식들. 

더럽게 비열한 자식들.  
책은 하나도 읽지 않는 자식들. 
더럽게 따분한 자식들. 
 
― 하지만 이건 조심해야 한다. 내 말은,
어떤 자식들을 따분한놈들이라고 부르느냐 하는 것 말이다. 
나는 따분한 자식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정말이야. 내가 엘크톤 힐즈에 있었을 때,
해리스 매클린이라는 놈하고 두 달  정도 같은 방을 쓴 적이 있다.

그 놈은 머리가 좋으니 뭐니 했지만, 내가 지금까지 만난  중에 제일 따분한 놈이었다. 그 놈은 아주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거의 쉬지 않고 지껄여댔다. 

그 놈은 계속해서 지껄이는데, 끔찍한 게 뭐냐 하면,  
그 중에서 들을 만한 얘기는 하나도  없다는 거였다.

하지만 그 놈도 할 줄 아는 게 한가지 있었다.
그 새끼는 내가 아는  누구보다도 휘파람을 잘불었다. 

그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로 지껄이지 않으면
언제나 휘파람을  분다. 
그 놈은 클래식  음악까지도 휘파람을 불었는데, 
대부분은 재즈를 불어댔다. 

그 놈은, '양철지붕 블루스'와 같은 아주  재즈풍의 노래까지 멋지고 수월하게 불어댔기 때문에 ― 벽장에 뭔가를 걸면서 말야 ― 거기엔 깜박 죽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내가 그 놈한테 넌  참 무지하게 휘파람을 잘 분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내 말은,누구한테 가서, '휘파람을 무지하게 잘 부는데.' 하고  말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비록 그 놈은, 내가 반쯤은 미칠 지경이 될만큼 따분한 놈이었지만, 그래도 휘파람 하나는 정말 끝내 주게 불었기 때문에, 내가 들어 본  중에서 제일 훌륭했다, 그와 거의 두  달이나 같은 방을 쓴것이다. 

그래서 난 따분한 놈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을 삼가야 한다. 

그래서 멋진 계집애들이 그런 놈들과 결혼하는 걸 보더라도 과히 유감스럽게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들은 다른사람들을 해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남 모르게 휘파람을 엄청나게  잘 부른다거나 그럴지도 모른다. 

도대체 누가 그런 걸 안단 말이냐? 적어도 나는 모른다.

(발췌2)

'난 그게 "어떤 애가 다른 애를 잡으면"인 줄 알았지..

어쨋든 난 그런 어린애들이 넓은 호밀밭이니 뭐니에서

무슨  놀이를 하고 있는 걸 계속  생각하는 중이야.

 

수 천명이나 되는 어린아이들이 있는데,

주위에는 아무도 없어. ― 내 말은, 어른이 아무도 없다는 거야 ―

나 말고는 말야.

 

그런데 나는 어떤  미치광이같은 벼랑 가장자리에 서 있는 거야.

내가 뭘 하냐 하면 말야, 아이들이 벼랑을 넘어가려고 하면

그들을 잡는 거야. 

 

내 말은, 아이들이 어디로 가는 지 보지도 못하고 달려갈 때 

내가 어디선가 나와서 그들을 잡는다는 거야.

 

내가 하루 종일 하는 일은 그것뿐이야.

 

나는 그저, 호밀밭이니 뭐니에서 파수꾼이 되고 싶어.

그게 미친 짓인 줄은 알아,

 

하지만 내가 정말 되고 싶은 건 그것밖에 없어. 

그게 미친 짓인 줄은 알아.'

 

호밀밭의 파수꾼 中
여동생 피비가 '뭐가 되고 싶냐' 는 말에 홀든의 대답

 

 


 

 (발췌3)

"그밖에도 학교 교육이란 건 많은 도움을 주지. 

학교 교육이란 건, 어느 정도까지 받다 보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게 되지. 

자기의 사고에 맞는 것은 어떤 것인지, 
맞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돼. 

나중에는 자기 사고의 일정한 크기에 
어떤 종류의 사상을 이용해야 할 것인지를 알게 될 거야. 

게다가 자기에게 맞지 않는 사상들을 
하나하나 시험해 보는 데 드는 시간도 절약해 주고 말이지. 

결국 학교 교육이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크기를 알게 해주고, 거기에 맞게 이용하게 해주는 거야."

호밀밭의 파수꾼 中 엔쏠리니 선생의 말



J.D. Salinger
The Catcher in the Rye        -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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